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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미야베 미유키 2017.01.25
  2. 라문 아물레또 2017.01.25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미야베 미유키

 

예전에 블로그인에서 블로그할때는 책 읽을때마다 뭔가를 썼는데, 그럴때마다 책 표지도 새삼스럽게 보게 되고, 그 책이 무슨 내용인지, 하다 못해 내가 뭘 느꼈는지, 인상깊은 구절은 무엇인지를 나중에라도 되새길 수 있었다. 요즘은 내가 이 책을 읽었는지, 무슨 내용인지, 당최 기억이 안난다. 특히 미스터리를 많이 읽다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 책들은 더더욱 잘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책을 사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구할 수 없는 책이거나 만화책은 산다. 그리고 읽은 후에 중고서점에 팔아버린다. 책을 갖고 있기가 싫어졌다. 그러다보니 집에 남은 몇 권의 책은 중고서점에서 받아주지 않을 책들만 남아버렸다. 누군가 서재를 보고 나라는 사람을 판단한다면 책 따위는 읽지 않는 사람이거나, 이상하고 오래된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겠지. 그나마도 조만간 정리해버릴 것 같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다보니 원래 표지가 이렇게 생긴지도 몰랐다. 도서관에서는 겉표지와 띠지를 버리니까. 다시 생각하지만 책을 읽고 이렇게 책 사진을 찾아보고, 뭐라도 좀 쓰는건 나를 위해 좋은 것 같다.  

 

예전에 책과 사람 사이에는 '인연'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애틋하고 로맨틱한 의미 혹은 오컬트스러운 인연이 아니라 어떤 책에서 와닿는 것, 꽂히는 의미 같은 것은 독자의 상황과 캐릭터에 부합하는 것이니까. 사실은 선택에서부터 작용할테고. 그런면에서 오랜만에 인연이 닿는 느낌이 드는 책을 읽은 셈이다.

 

하루키 소설에 나올법한 남자주인공이 등장한다. 물론 미야베 미유키는 하루키가 아니므로 그렇게 쓰지는 않는다. 이 주인공은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나중에 알았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누군가'의 주인공이다. 일종의 연작 시리즈인듯) 마치 사립탐정같은 조심스러움과 과감함으로 사건의 진상을 알아간다.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가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런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아니다.

 

갑자기 휘말린 사고, 그로 인해 생긴 역시 갑작스러운 돈. 노력하지 않고 얻은 돈이 놓여진 등장인물들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큰 노력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어요- 라고 속삭이는 구렁텅이를 보여준다. 우리 모두 알고 있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지만 너무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는 그런 전단지들. 그런 사람들. 호구를 기다리는 까마귀들. 어떤 까마귀는 잡히지만 더 큰 검은 새들은 짧게 뛰고 멀리 날아가버린다. 내 스스로 노력해서 손에 넣지 않은 돈에는 위험이라는 옵션이 따라붙는다. 그게 어떤 형태이든.

 

어디 일확천금 없나, 눈 먼 돈 없나 하고 있었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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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문 아물레또

마음에 여유가 아직 덜 생겼나. 쓰고 싶은 포스트는 안 쓰고, 빨리 쓸 수 있는 소비기록만 쓰고 있다. 아무튼.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던(거의 1년) 라문 아물레또 스탠드를 질렀다. 이건 정말 질렀다는 표현이 맞다. 고민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결제 지문 찍어버렸으니까.

 

라문 아물레또 처음 알게 된 건 직장선배가 딸을 위해 사주겠다고 어떤 거 같냐고 보여줘서였다. 검색해보니 좋아서 그 분 보고는 지르세요! 했고 그 분은 사셨는데, 정작 내가 뽐뿌받아 고민고민하다가 요즘 도무지 책도 읽히지 않고 공부도 되지 않길래 조명탓으로 돌렸지 ㅋ 어차피 같은 수입원에서 사는거지만 직영몰에서 사면 제품 하단부에 각인서비스를 해준다. 하지만 각인 필요없음. 그냥 몇 만원의 가격혜택과 사은품인 이어폰을 택했다. 아물레또 미니는 10만원정도 싸지만 직장선배 집에 가서 미니를 실제로 보니 조명부의 원이 작아 전체적으로 균형이 안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난 그냥 미니말고 큰 거로.

 

 

엄청 큰 박스가 옴;;;;

 

 

가느다란 봉과 관절로 되어있는데다가 하단부는 무겁다. 봉 잡고 꺼내면 틀림없이 망가질 듯.

 

 

속박스의 양쪽에 손잡이처럼 구멍이 뚫려있다. 이걸 잡고 꺼내야함.

그리고 무거운 밑부분을 들어올려야 할 듯.

 

 

내 책상이 꽤 긴 편인데 관절을 쭉 뻗으면 책상 반 정도 되는것 같다. 색깔은 투명 트리니티(빨-노-파)가 가장 유명한데, 투명은 내가 산 불투명타입보다 비싸고, 그 중 트리니티 컬러는 더 비싼데 취향이 아님. 나중에 더 큰 책상으로 바꿀 생각이라 큰 걸 사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 즉 가격레이어는 미니 불투명<미니 투명<미니 트리니티 컬러≒아물레또 불투명<아물레또 투명<아물레또 투명 트리니티 컬러

 

 

아물레또 미니는 중간 관절이 고정되어있는데, 아물레또는 세 개의 원 사이의 관절들이 다 움직인다. 써보니 나에겐 이 점이 매우매우 중요하다. 다시 한 번 아물레또로 사길 잘 했다고 생각.

 

 

하단부의 기둥이 고정되어 있는 저 나사같은건 360도 움직이는 듯. 대략 한바퀴쯤 돌아가는 것만 확인, 굳이 360도 찍진 않았다. ㅋ  사진에는 가려졌지만 뒤에는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사인이 예쁘게 들어가있다.

 

당연히 기둥은 앞뒤로 움직인다. 켜는 것과 빛 조절은 아이팟과 동일. 휠을 돌려 조절한다. 빛 조절은 51단계라는데 굳이 51단계 맞나 싶지만 휠 돌리면 스르륵 점층적으로 밝아지니까 대략 그런 느낌이긴 함. LED는 두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웜화이트와 옐로우. 대부분 웜화이트를 선택하는 듯. 형광등 빛에 익숙한 사람은 웜화이트도 노랗다고 느끼는 모양인 약간 자연광 느낌이다. 옐로우는 너무 옐로우였을 듯. 눈이 매우 편안하고, 눈부심이 없다. 보통 형광등은 인지하지 못하는 깜빡임이 있어서 눈에 피로감을 주는데 이건 깜빡임도 없어서 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게 모든 LED 램프들의 특징인지 라문 아물레또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으나.

 

디자인도 성능도 다 마음에 든다. 조명을 이렇게 쏴주니 집중이 잘 돼서 며칠동안 진도가 잘 나가지 않던 책을 결국 다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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