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PICIA. 5223. Sakuran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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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받은 시음티.


거의 모든 차를 꼼꼼하게 이중, 삼중 포장해 보내 주었지만(고맙게도!)
이 사쿠란보만큼은 이렇게 싸놓아도 다른 모든 차를 이길 만큼 향이 강하다.
문득, 사쿠란보사쿠란보 베르(버트)의 차이가 뭐였지? 하고 루피시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더니
차이는 잘 모르겠고, 히엑~ 같은 양에 가격 차이가 좀 쎄다.
내가 갖고 있는 베르가 2.5배 비싸다. 음핫핫핫-s(-_-)z 

근데 왜?????  --_--
홍차베이스와 녹차베이스의 차이였나?
응. 그래그래 맞다.
이번에 차 나눌 때 얼핏 본 기억으로 베르는 센차베이스였던 것 같다.
그래서 vert군. (당연하잖아-_-)

그렇다면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쿠란보가 더 마음에 들 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마시면서 '역시 녹차만큼은 그냥 덖은 차가 제일 좋아.' 했던 기억이 스물스물 나네.
하지만 꼴랑 한 번 마시고 감상 굳히기! 하는 건 무리가 있으니 뜯을 때까지 미뤄 놓기로 하자.
예전에 루피시아에서 시음했을 때는 아우... 둘 다 내 취향 아니야- -_- 했었는데
이젠 향차에도 어느 정도 적응을 했나. 음, 향도 상큼하고 맛도 괜찮군.
여름에 냉침해서 먹어도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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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side-up




계란프라이는 늘 써니사이드업.
하지만 엄마는 윗부분에도 열이 가야 한다며 살짝 뒤집어 준다.
..... -_-



써니 사이드 업이라고 해도 노른자만 두둥~ 하고 떠있는 건 no~
오래 익혀 가장자리가 탄 것도 no~ 기름기 줄줄도 no~
하얗고 얇은 막이 입혀 있는 예쁜 프라이가 먹고 싶어졌다.
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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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쓰!  성공~  +_+)v

이젠 별 걸 다 찍는다.
계란 프라이 하나 해 먹고 나처럼 행복해 하는 애가 세상에 또 있을까  -_)




식후땡은 Nina's Paris의  Thé sur la l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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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거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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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sh. mango passionfruit




망고- 열풍이 불 땐 정말 대단한 과일인 줄 알았지.
패션프룻-음.. 버블바쓰로 향만 맡아 봤고.


Ingredients.

Rosehips, orange peel, safflower,
hibiscus, lemongrass, citric acid, licorice powder,
natural mango and natural passionfruit flavors.




두 번째 맛보는 스태쉬. 으...여기도 히비스커스냐. 그냥 히비스커스는 히비스커스려니..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부용이란다. 꽃을 말려 넣은 거겠지? 부드럽게 생긴 주제에 시큼하구나. licorice는 감초. safflower는 잇꽃. 잇꽃이 뭔가 찾아 봤더니 다른 말로 홍화인 모양이다. 어이쿠. 히비스커스에 로즈힙에 홍화라. 신 맛의 향연이로다. 그런데도 신 맛이 오히려 저번의 애플시나몬보다 약한 것은 역시 망고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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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CIA. 5523. Marron Chocolat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만 글로 풀고싶진 않고...
갑자기 밀크티를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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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로 마셨을 땐 별로였던 마론쇼콜라 당첨.

머그컵 반 컵 분량의 물을 끓인다.
팔팔 끓을때 티캐디스푼으로 한 스푼 넣고 3분 끓인다.
3분 후 우유를 약 50ml붓고 표면이 끓어오를 때 쯤 불을 끈 후 스트레이너로 거른다.
꿀도 한 티스푼 정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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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컬릿의 향에 율피의 씁쓸함이 끝맛으로 남는다.
어른의 맛이다.

Life still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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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LEYS. Lump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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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어느 경로로 접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사전 정보가 없을 때는 외모에서 느끼는 첫 인상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하게 되듯 차도 맛을 보기 전에 일단 canister부터 접하게 되는데 "우리 차는 이런 느낌으로 마셔주세요-" 권유라도 하는 것처럼 브랜드마다 차마다 각각의 디자인 특징이 있다.
로레이즈, 로리즈. 어느 것이 맞는 발음인지 모르겠는 이 브랜드는 거의 도기 재질의 캐디에 담겨 있다. 개중에는 일러스트가 참 예쁜 것들이 많아 수집가들이 군침을 흘릴만도 한데 의외로 인기는 많지 않은 브랜드.

Lump Light라고 이름 붙은 이 차는 그저 인도산 홍차엽이라고만 되어있을 뿐 홈페이지를 봐도 정확히 무엇인진 알 수 없었지만 차의 맛은 딱 캐디의 느낌 그대로인 개성이 강하지 않은, 차분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보통 3분을 우리는 내 기준에서 이 차는 4분이 딱 입맛에 맞는다.

내가 느끼게 될 거라 예상한 홍차의 이미지는 이런 거였다. 우아한 곡선의 자기 셋트, 데운 우유 혹은 레몬 조각. 린넨과 레이스. 잘 다듬어진 정원에서의 점심시간 같은 이미지. 그러니까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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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구입한 홍차잔이  노리다케의 큐티로즈였던 것도 그런 이미지의 작용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막상 이건 일 년에 두 번 꺼낼까 말까 -실제로 즐기게 되면서 얻은 정서적 경험은 오히려 이런 것과 너무 달라서 판단을 잠시 미뤄뒀던 내 상상과 일치했다. 마치 첫 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으나 사람을 겪으면서 '역시 첫 인상이 맞았군' 하는 것처럼.

바로 그건 술이다 술. 나에게 홍차란 위스키같은 것. 오후의 우아한 휴식이 아니라 한밤중의 엔진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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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샹다관. 갤러리페이크




칭샹(淸香)다관이라 이름붙은 21권 첫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이렇다.

어렴풋이 풍기는 차의 향기에 마음이 취하는 것이 칭샹의 경지!
군자의 평안은 칭샹에 숨어 있어.

편안하고 차향 그윽한 내용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80년대 전반, 타이완은 국민당의 독재시절. 민주화운동중이던 임효방은 상처를 입고 관헌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다가 굴러 떨어져 차따는 아이-방에게 발견되고, 방의 할아버지는 이름도 이유도 묻지 않고 치료와 도움을 베푼다. 우리나라 80년대에도 이런 얘기 많을꺼다.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벌써 다 까먹은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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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방은 답례로, 또 표식으로 지니고 있던 옥을 할아버지에게 주지만 좋은 마음으로 준 선물이 때론 화를 불러오기도 하는 법. 소작인 주제에 이런 옥을 갖고 있다며 빼앗으려던 동네 양아치에게 할아버지는 맞아 죽고 이에 분개한 방은 양아치를 찌르는데 공교롭게도 흉기가 옥을 관통한다. 이후, 방은 늘 옥을 관통하는 방법을 쓰는 살인청부업자가 되고 임효방은 다예로 흐름을 바꿔보려는 정치가의 뜻을 품고 육익을 빗대어 임해익으로 이름을 바꾼다.


총통선거를 앞두고 방에게 들어온 제거 대상은 당연히 임해익. 임해익은 술도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고 오로지 갖고 있는 취미는 茶뿐이라 방은 기코시사(宜興紫砂 의흥자사)의 차후(다호)를 구해 그것으로 임해익에게 접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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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의흥자사 작품 중에서도 3대명인으로 꼽히는 시대빈(時大彬)의 작품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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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의 도움으로 임해익을 만나 그의 다원에 들어간 순간 차밭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방은 갑자기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오른다. 방은 준비해 온 차를 정성스럽게 우려내어 임해익에게 건너고, 그는 차향을 맡는 임해익의 모습에서 할아버지가 겹쳐 보이는 환상같은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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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을 꺼내 임무를 완성하려는 순간 임해익은 옥을 알아보고, 방은 또다시 할아버지가 떠올라 멈칫 하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후지타가 임해익을 보호한다. 임무에 실패한 방은 마침 옥을 떨어뜨리고....중요한 순간에 굴러가는 물건을 떨어뜨리면 그 물건이 멈춘 곳에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클리셰에 따라 방은 죽고 만다.


괜히 은혜 갚겠다고 형편에 맞지도 않는 귀한 옥을 선물한 때문에 할아버지도 죽고 방도 죽고 임해익만 살아남았다는, 그러니까, 선물은 하고 받아야 하며 시공을 초월해 정치가와 엮여서 좋을 일 하나 없고, 이름과 전화번호 교환은 필수라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이다. (진짜?)


시대빈의 다호는 찾아 보니 실물이 있었다. 虛扁(허액)이란 이름이 붙어 있고 밑바닥에는 源遠堂藏 大彬制라고 새겨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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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도 백년이 넘으면 마음을 갖고, 사람을 현혹한다. 우유당몽돌




살아남아 오래된 물건에는 비싼 값과는 별개로 묘한 매력이 있다. 과거에 만들고 썼을,
이제는 없는 누군가와 현재의 내가 마치 하나의 접점으로 연결된 기분.
잘- 만들어진 물건이 시간에 버텨내온 힘.이라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신라시대 토기라든가 고려시대 청자라든가 식으로 '시대' 단위로 넘어가면 인간이 만들었음에도
막상 길어야 100년 남짓 사는 인간과는 포쓰의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역시 물건에 뭔가 깃든다면, 혼보다는 집착이 더 많지 않을까.


원제가 우유당몽돌인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은
우유당이라는 골동품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므로 골동품점답게 다기들도 많이 등장한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벼루 이야기, 그리고 두 번째가 이것이다.

일본 미술에 대한 연구를 하는 한 영국인 교수가 어느 날 벼룩 시장에서
귀여운 티팟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는 중국제 차후(다호)를 하나 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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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문양이 그려진 이 작은 차후에 우유당 손자 렌을 위한 차를 대접해야겠는데
홍차가 똑 떨어진 마당에 수입산 홍차는 비싸서 못 구하고 마침 있는 일본산 홍차라도 내야겠다 생각한다.
맛이 떨어지는 건 우유와 설탕으로 대충 감추면 되고; →이런 대충 자세. 아주 바람직하다. -_)



차를 넣고, 역시 향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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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다. 그냥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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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본인의 컨디션을 의심하며 한 번 더 시도해 보자, 다시 이 동자가 나타나서는
이 찻잎이 아냐.
찻잎은 우이샹 찻잎이 좋아.
물은 두 번 끓이면 안돼.
설탕 안 돼.
우유 안 돼.
차 향기랑 맛을 즐겨.
다음은 더 좋은 차를..


앙증맞은 잔소리를 하고는 스르륵- 사라진다.

렌을 불러놓고도 교수가 계속 맛 없는 차잎을 넣자 차후의 정령?은 버럭 승질을 내며 엎어버리고 사라진다.
아마도 우이샹 찻잎이라는 건 무이산을 말하는 것 같다.
이러쿵저러쿵 해서 맛있는 차를 넣게 되었을 때의 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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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비례가 매우 이상하므로 사람 부분은 오래 쳐다보지 말도록 한다.



가끔 물을 넣어두고 멍-하니 있다가 탕약;을 마시는 때가 있는데.
아니 그럴 땐 저렇게 귀여운 동자가 나타나 뒤통수를 한 대 치며
뭐하는거야
시간넘었어
찻잎은 그만큼만
물은 더 뜨겁게
다음엔 더 좋은 차를-
하고 알려준다면.....


부셔버릴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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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첫날




며칠전에 사 둔 효월수제차의 세작을 첫 날 첫 순간 뜯어 마셨다.
이 때를 위해 진작부터 준비해놨다고 하면 뽀대나겠지만,
그렇게까지 주도면밀한 사람은 못 되어서 -_- 그냥 갑자기 마시고 싶어 사 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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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를 뜯으며 오랜만에 두근거렸는데, 이렇게 차를 한 통 새로 살 때는
삼국지 도원결의편에서 유비가, 어머니가 좋아하는 차를 구하기 위해
낙양까지 가서는 금 반덩이인지 한덩이인지를 주고 겨우 반 통 샀던 얘기가 생각난다.
오는 길에 황건적에게 잡혀 傳家의 보검과 차를 통째로 빼앗기고
그걸 겨우 찾아왔더니 어머니가 승질내며 우물에 던져버린다.
어렸을 때는 차가 그렇게까지 귀한가? 라고 생각했으나
처음 차를 한 통 사던 날, 지하철에 앉아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차통만 만지작만지작하다
그래, 유비도 이랬겠지.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나중에 알았지만 이 이야기는 뻥-이란다. -_-

차를 우리기 전에 먼저 차잎을 꺼내 씹어보았다.
잘 덖여 가늘게 말려진 차가 오독-오독 씹히고 상쾌한 향이 입 안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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