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간다.

유럽 여행은 2년 전부터 생각하던 거였다.  사실 나 혼자라면 그때 바로 갈 수도 있던 여행이었지만.

 

여행은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갈 수가 있다. 그 중의 가장 큰 조건은 가겠다. 가고 싶다. 어떻게든 가겠다는 여행자의 의지이다. 그것이 0순위. 이런 저런 사정이 있어서 못갔다...라는 말의 사정은 핑계로 바꾸어도 무방하다. 그냥 그 정도로 가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정말 가고 싶으면 땡빚을 내어서라도, 혼자서라도 여행을 가게 된다.

 

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럼 아예 2015년으로 생각하고 돈을 모으자-라고 생각해서 2년 동안 매일 모았다. 이제는 언제 떠나도 돈 없어서 못가진 않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처음에 같이 가자 으쌰으쌰 약속했던 친구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흐지부지 되었다. 돈이 준비된 나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지 아니면 그냥 어떻게든 굴러가서 그런건지 아무튼. 나는 결국 유럽에 갔다오겠다고, 한편으로는 매우 준비된, 또는 충동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다. 정작 2015년을 이틀 남겨둔 겨울에, 약 3주 동안, 처음 생각했던 멤버와는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다녀오게 된다.

 

뭐 이게 인생의 묘미긴 하다. 생각한 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 내가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출발 전이기 때문에 과연 다녀온 다음에도 이 말이 유효할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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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9 대릉원. 천마총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여행기는 갔다오자마자 그냥 슉슉 써나가야 되는데. 이젠 뭐. 사진을 봐도 이게 거긴지 저긴지. 아무튼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으로 갔다. 경주 여행 내내 대릉원 앞은 수시로 지나가게 된다. 왜냐하면 숙소가 대릉원 근처였으니까. ㅋ 대릉원을 베이스캠프로 잡고 찍고 돌아오고 찍고 돌아오고. 방사형으로 다닌 듯.

 

 

 

이건 뭐 그냥 무덤공원;;;;;;;;;;;

 

정말 묘한 동네다. 경주는. 무덤이나 묘지 있다고 하면 혐오시설이라 땅값 내려간다고 할텐데. 그러고보면 size does matter 인지도 몰라. 일단 크고 보는거다. ㅋㅋㅋ

 

 

9월이라 서울은 이미 가을이었는데 경주는 그냥 여름이었다.

 

 

 

 

풀을 긁어 모아놓은 거겠지? 이젠 이런 사진을 왜 찍었는지도 기억이 안나 ㅠㅠ

 

 

 

대릉원은 정말 넓어서 길을 가다 보면 어떤 길에는 사람이 와글와글 몰려있고, 벤치마다 빈자리 없이 앉아있는가 하면 어떤 길로 가면 이렇게 사람이 없기도 했다.

 

 

사람과 비교해보면 나무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기모노 입은 여자분의 의상이 워낙 특이하다보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쳐다봤다.

 

 

천마총. 총은 출토유물로 미루어 귀족 이상인 것 같긴 한데 정확한 매장자를 모를때 그 특징을 잡아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여기는 천마도가 나왔으니 천마총. 내부는 어두워서였는지 사진을 안 찍음.

 

사실 들어가기전엔 천마총이 이럴 줄은 정말 몰랐다. 무덤이 아니라 무슨 건물 같아; 분명 수학여행왔을때 여기도 들어가봤을텐데 말이지 ㅋ. 그땐 다른 데에 정신이 팔려서 여행따위 아무래도 좋았었나보다.

 

참. 이건 모 시험문제에도 나왔던 건데, 천마도는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오답의 보기로는 가죽, 종이가 있었지요. 아 추억 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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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경주도착, 명동쫄면



도산서원을 다 보고 나와 차 시간을 놓치지 않게 살짝 긴장하며 과자를 먹었다;;;
써놓고 보니 앞뒤가 호응을 안하는 듯한 문장이지만 그건 기분탓입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찍은 사진인데
이게 딱 전체적으로 느낀 안동의 이미지였다.

안동을 느낄만한 곳을 많이 안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세우는 슬로건이 "전통문화의 수도"인 것과는 달리
내가 느낀건 도시발달의 과도기적 형태라고 해야하나.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그것.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찍은 것;
난 지나가다 강이나 물이 보이면
지금 어딘가를 건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듯이 꼭 이렇게 찍는 버릇이 있더라.


안동역에서 기차를 타고 드디어 경주역에 도착.
아담한 사이즈의 역에다가 지금 보니 지붕선도 특이하군.
안동에서 12:18 출발 → 경주역에 14:28 도착.


여기가 바로 원조 황남빵 집이다.
일단 나중에 여길 들러야 한다! 고 머리속에 위치 입력해 놓고 
배가 고프니 점심밥부터 먹으러 고고씽


맛집 검색했을 때 걸린 쫄면집.
딱 쫄면 네가지만 있다.
일단 베이직한 비빔쫄면과... 나머지 중에서 고민하다가
이 날 좀 더웠으므로 냉 쫄면을 시켰다.
조금 후에 이 선택을 엄청나게 후회하게 된다. --_--


이것이 비빔쫄면.
쑥갓이 들어있는 거 빼고는 엄청 달라보이진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쫄면에 계란 안주나보다.
짜장면 위에, 쫄면 위에 올려져 있던 계란 반 개 만큼의 인심은 다 어딜 갔단 말이냐.


역시 비빔샷은 항상 그럴싸 하네.
맛은. 뭐 나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엄청 특별할 것도 없는 맛이었다.


이것이 냉쫄면.
음....
대체 이 맛은 무어냐... --_--
다른 사람들은 다 맛있게 먹던데
우리는 이거 진짜 손도 안댔다.
괴식이었음.

못믿을 블로거들 같으니.
별 맛도 없구만 맛있다고 설레발들을 쳐가지고 -_-+
오뎅쫄면이나 유부쫄면이라면 조금 더 나았을까???

모르겠다. 먹지 않은 음식은 가지 않은 길과 똑같다. (얼씨구-)


저 간판이 바로 명동쫄면.
유명한 집인지 물어보면 위치는 다 아는 듯.

선택실패의 쓰라림을 새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
여행 다니는 내내 식사가 대체로 만족스러웠는데
이 냉쫄면만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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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후네야 카페 & TIME'S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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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빙수번호 F2
스트로베리 어쩌고.
과육이 들어있다고 강조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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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러쉬가 오건 말건 어디 그냥 확 단 걸 먹자- 하고 작정 -_- 후 시킨 파르페번호 12번.
100개쯤 되는 거 중에서 고르는 것도 일이더라는.

아, 그러나 이건 나에게 난이도 높은 과제였다. -_-
결국 난 빙수먹고 언닌 파르페먹고;;;;
빙수,, 무지하게 달고 끈끈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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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 찍은 표지판.
이거 아무리 봐도 유괴조심-_-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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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키티.
아무리 곳곳에 키티라지만,
이 정도면 이거 변태아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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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밝은 시간 다시 지나간 타임즈.
내가 좋아한다고 아주 언니가 원없이 데려갔음 ㅎ.
3일이나 지나갔다는.

사실 이런 류의 건물은 내부를 오르내리고 돌아다녀야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나,
내 사진은 그걸 1/10도 전달 못할 것이 뻔하므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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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타임즈~ 다음에 만날때는 River Level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꼭 먹어주겠어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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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정원



드디어 명화의 정원.
5시에 문닫는데 우리가 4시 반에 도착. :-)

사실 여기는 관심이 없었다.
이유를 쓰려고 했는데, 그냥 안쓸란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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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에 안치;되어 있는 모네의 수련.
수련이니까 당연하게 물 속에 넣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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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야~
TIME'S때만 해도 뭐가 좋은거야? 하던 쑴씨도
너가 왜 이 사람 건축을 좋아하는지 알겠다. 라고.
우후후- 당신은 이미 안도의 노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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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도 마치 또 하나의 액자처럼 뒤의 배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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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증스런 설정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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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짐작.
사진에서 인물은 주인공이 아니라는; -_-;;
최대한 나를 밑에 깔아서!
작아도 되니까 뒤를 다 담아줘! (주문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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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엇갈리며 만나는 수직과 수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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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래층
물소리는 가슴속까지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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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에 관심없었던 이유가 이 사진에 축약되어 있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안도의 건축 참 좋았다.
내가 교토에 산다면, 그냥 지하철 타고 불쑥 불쑥 혼자 오고 싶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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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후 손가락 빠는 사람들.
문닫아도 걍 들어가면 어쩔꺼야? 라고 생각했으나
문닫는 거 보니 입구 출구 완전 봉쇄한다는 -_-;
우힛- 우리는 들어갔다 나왔지롱-

워낙 곳곳에 흩어져 있어서 갈때마다 하나만 보는 걸로 만족하려던
안도의 작품을 두 곳이나 가서 돌아다녔다. :-)
역시나 둘 다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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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부엌, 니시키 시장-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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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디저트. 우동집에서도 이글루모양의 빙수를 팔았지만
우리는 저녁에 파르페&빙수를 먹으러 가기로 했으므로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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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는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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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은어 맞겠지?
여름 계어이기도 한 걸 보면.
응응. 아유라고 써있는거 보니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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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도 잘 못먹어 마쿠즈에게 무시당하는 히로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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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새까맣고 아주 작은 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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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얘네들도 추어탕 해먹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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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보이던 계란말이. 그러나 후덜덜 무서운 가격. 계란 두판쯤 넣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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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쉴새 없이 구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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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동으로 된 물건들을 파는 곳. 차도구들. 옆에는 방짜유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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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 지나치게 나는 사시미칼;
가게 전체가 다양한 크기, 다양한 종류의 칼로 가득차 있었다.
왼손잡이용, 오른손잡이용도 구분.
아리쓰쿠라고 읽는데 1619년에 개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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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간지폭풍 된장절임집.
간지만 나고 맛은 안나면 대략 낭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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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도 장식해 주는 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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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부엌, 니시키 시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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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음식점이 있어서 우리도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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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술메뉴 인듯.
영어메뉴도 있다고 자랑스럽게 써있는데,
영어메뉴판에는 사진이 있고 가격이 없고.
일어메뉴판에는 사진이 없고 가격이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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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킨 우동. 으아- 맛있었다.
저 하얀 덩어리는 떡인데 꼭 매해마다 저 떡 삼키다가
일본 노인들 한 두명쯤 목에 걸려 죽는다는 -_- 그 떡인 듯.
끊어먹지 말고 한번에 먹어야 운이 좋대나.

우동 정말 맛있었지만 양이 많아서 남겼는데, 음. 음.
지옥에는 자기가 남긴 음식을 다 먹어야 하는 곳이 있다지.
다행이야 *-.-* 맛있는 걸 남겨서.


+ 나중에 계산할때 되어 가격을 확인해보니
맛없으면 안되는 가격이었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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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부엌, 니시키 시장-1


쑴씨는 어느 곳을 여행하든지, 꼭 재래시장은 끼워넣는다고 말했는데 과연, 정말 좋았다.
여기도 덕분에 건졌다. 나도 앞으로 여행하면서 재래시장은 우선순위 3위 쯤에; 놓기로 마음 먹었다.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는 니시키이치바(錦市場)의 역사는 400년 쯤 된다고.
말이 400년이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통일(1603) 후 시작했단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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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해보이던 해물. 우리랑은 먹는 어종이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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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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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어 맛있어- 라고(쑴)
아 오른쪽 상단 구석탱이에 아름다운 문어씨가 보이는구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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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두부상품과 유부, 그리고 저 315엔 위의 동글동글 두덩이가 두부.
교토는 두부로도 유명한데 두부 맛있었음. 질감은 순두부와 판두부의 중간쯤.
마트에서 사먹은거 조차 훨씬 고소하고 맛있는데 시장 두부는 더 맛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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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도자기 가게. 안쪽은 다실인줄 알았지만 체험교실?쯤 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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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끈에 통과시켜 오비 위에 장식하는, 일종의 노리개 같은 거라고 들은 듯.
한자를 봐도 얼추 뜻이 맞는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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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중 윗줄 왼쪽에서 두번째 시커먼 거, 쑴씨와 내가 동시에 꽂힌 그릇.
실제로는 아주 시리게 푸른 남색이다.
여행지에서 뭔가 기념이 될 만한 거 한 개 정도는 사고 싶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찻잔은 춈 아닌 듯 해서 말았음.
지금 보니 윗 줄 네 개 쪼르륵 다 이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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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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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 반찬 가게. 나중에 한번 더 등장하겠지만 여기는 시장인데도 뭔가 뽀스가 풍긴다.
뒤에 나올 가게가 더 뽀스있다. 여긴 비닐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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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교토가지. 우리가 먹는 가지보다 짧고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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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중간의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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