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몰랐었네

 

 

 

당연히 인마(x) 임마(o) 라고 생각했는데

기자가 틀렸겠어? 라는 생각 반.

아..놔.. 기자가 이런 걸 틀려 생각 반.

 

 

검색해보니...내가 틀렸다 ㅠㅠ

인마가 맞단다.

인마는 이놈아의 준말.

그렇군요.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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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의 기록. 그래도 아직 3일이 남아있다!!

 

연휴 전야

집에 오면서 너무너무 신났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A도 하고 B도 하고 C도 세 시간쯤 하고 D도 할 수 있겠구나! 근데 자는 게 너무 아깝다.  이 소중한 새벽 시간에 잠을 자야 한다니!!!! ...........--_-- 망했다. 날밝았네

 

 

연휴 첫 날

너무 늦게 잤더니 11시에 일어남. -_- 망했;;  엄마와 쇼핑하러 나가면 왜 나 혼자 쇼핑할 때보다 세 배의 시간이 드는 걸까. 저녁으로 평양냉면이나 먹으러 갈까 해서 갔더니 문 닫았어 ㅠㅠ 그럼 샤브샤브를 먹을까 했더니 샤브샤브집도 문 닫았어ㅠㅠ 그러치. 내가 노는 날엔 남도 놀아야 한다. 이게 맞는거야. 놀 땐 같이 놉시다. 집에 오니 졸린다. 자고 일어나니 밤이네. 망했;;;

 

 

연휴 둘째 날

아침부터 오빠가족이 와서 먹고 치우고, 조카와 놀아주고 또 먹고 치우고,  조카와 놀아주고(는 엄빠가 하고 나는 잠. ㅋㅋㅋ) 우리집같이 간소하게 명절 지내는 집도 이러면 제사지내고 전 부치는 집은 대체;;;;; (솔까 내가 한 거라곤 밥먹은 거랑 설거지 좀 한 거 밖에 없음.) 자고 일어나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소나타 세 개째 틀어놓고

빌려다 놓은 책 읽으면서 저녁이 되어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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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 ㅠ_ㅠ

 

 

다 읽은 책들 반납도 할 겸, 낮에 도서관까지 운동 삼아 걸어가서 대출해 온 책들. 자외선차단제도 선글라스도 없이 슬리브리스탑에 반바지 입고 나가서 피부가 노릇노릇하게 익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년 여름에는 다른 동네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더위 속에서 걷는 그 상황도 아껴먹는 마카롱 한 입 같이 느껴지더라.  

 

그렇게 해서 책상위에 쌓여 있는 책은 필립 K.딕이 3권, 하루키가 2권.

 

어제만 해도 신맛이 강하다 싶었던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오늘 내가 무슨 기특한 짓을 더 한건지 내 입맛에 딱 맞게 내려져서 한 모금 마시자 마자 나도 모르게 아아... ㅠ_ㅠ 하고 탄성을 내지르게 한다. 3일째인지 4일째인지 모르게 내내 듣고 있는 마태수난곡은 리히터-레온하르트-마우에르스베르거에 이어 오늘은 헤레베헤의 구반이다. 한 곡을 한 번 듣는데 3시간이 넘으니 이럴 때가 아니면 제대로 듣기 힘들다. 씨디장에 있는 씨디들을 맨 윗칸 왼쪽부터 하나씩 듣고 있다. 씨디장은 5칸씩 8줄. 한 칸에 들어있는 씨디는 대략 15~20장. 그럼 800장~1500장쯤 되겠네. (뭐 이렇게 오차범위가 커-_-) 휴가기간에 나는 어디까지 들을 수 있을까.

 

 

 

원래 나는 스트레스가 없을 땐 식욕도 없는 타입이라 아무리 장시간 무언가를 해도 잘 먹지 않는다. 뭘 먹어야 한다는 걸 까먹게되거나 어지간히 배가 고프지 않는 한 신경쓰지 않는 편인데 커피나 차를 줄창 마실때는 아, 이거 안되겠다 싶게 배가 고파진다. 오늘도 긴 시간 책을 읽을 예정이라 워터크래커와 감자칩을 사두었지. ㅎㅎ

 

음악과 책과 커피가 조합을 이룬 29℃의 여름밤이라니. 좋아서 환장하겠구나. ㅠ_ㅠ

 

휴가란 건 사람을 청명하고 정갈하게 만든다. 이대로 2-3일만 더 지나면 몸에, 정신의 구석구석에 들러붙어있던 비늘같은 찌꺼기들이 스르륵 다 떨어져내리고 물에 씻어 막 건져올린듯한 내 자신만 남을 것 같은 기분이다.

 

 

 

 

쌓여있는 시사인은 언제 다 읽지? 하는 것도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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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으로. Keep Cool.

평소보다 까칠지수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가 이 모든 것이 호르몬의 작용이란 걸 또 한 번 알고 나니 이렇게 허무할 수가.

 

그렇지만 덕분에 머릿속이 깨끗하게 맑아졌다. 이렇게 폭탄주 같은 회오리가 한 번 지나가고 나면 그래도 생각이 정리된다. 문제는 이렇게 정리된 생각을 어디다가 기록해 놓지 않으니 다시 멘붕이 찾아올 때 매뉴얼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 아무것도 제대로 된 기록을 못 남기고 포스트잇 나부랭이에 급한 메모만 해놓고서는 그걸 볼 시간이 또 없다. 이러니까 내 생활이 정리가 안 된 채 자꾸 어디선가 삐걱댄다.

 

생각해보자.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내가 내 직업에 임하는 자세. 첫번째. 이게 내 길이 아니라면 언제든 나는 다시 스타트라인에 설 수 있다. 두번째. 나는 치우침없이 공정하게 내 고객을 대한다. 그로 인해 나에게 어떤 방황과 번민이 생기더라도. 세번째. 나는 내 직업의 본 목적에 충실한다. 그리고 난 그 방면으로는 분명히 재능이 있다. 이걸 자꾸 잊어버리고 인간관계의 찌꺼기에 천착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생기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과 자꾸 비교하지 말 것. 나는 어차피 내 생긴대로 살 수 밖에 없는 인간. 그러면 내가 덩어리가 크다면 큰 건물을 지으면 되는 거고,  내 덩어리가 작다면 갈고 닦아 보석을 만들면 되는 일. 이렇게 정리하고, 잊어버릴 때쯤 다시 생각해내자. 그러면 한 해, 두 해가 가겠지. 그래도 정말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다시 ready, get 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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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

좋다. 언제 긴 휴가였냐 싶게 민망하게도 주말만 기다리며 살았다. 출근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말은 언제나 "아....집에 가고 싶다. ㅠㅠ" 이고 내 앞으로 떨어진 일을 수요일에도 미루고 목요일에도 미루다가 데드라인인 금요일에야  후다닥 해치우고 만세를 불렀다! 만세!! 드디어 주말이에요!! ㅠㅠ 맨날 일에 쩔어 좀비같은 얼굴을 하고 복도를 구부정하게 뛰어다니는 부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이런 한량인걸요. 어쩔 수 없어요. ㅠㅠ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모두 성실하고 해야할 일은 미리미리 해놓는 타입들인데 왜 나만 이럴까. ㅋㅋㅋ 나이가 먹을 수록 더하네. 「일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쉬는 건 아무때나 못한다. 쉴 수 있을 때 미리미리 쉬자-」는게 모토가 되어버렸다. 심지어 「내일 걱정은 모레 하면 된다」고 깐죽거린다. ㅋㅋㅋ

 

좋다. 저녁에 좋은 동네 까페에 가서 맛있는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도 좋고, 그동안 못 잔 잠 적금 타듯이 하루가 다 가도록 실컷 자는 것도 좋고, 카페인이 너무 많아 평일에는 못 마시는 밀크티를 잔뜩 끓여놓고 미드보고 만화책 보는 것도 너무 좋다.

 

아.. 행복하고 편안하구나. ㅠㅠ 이런 삶을 살기 위해 몇 년을 진흙탕;에서 굴렀지만 결국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게 된다는 언젠가 어디선가 읽은 구절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항상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의 내 모습은 과거 어느 시점의 내가 바라던 모습이더라. 그러니 지금 내가 원하는 삶도 몇 년 후에는 내 삶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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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th week, 2013

130119

요 며칠 계속 나가놀았다. 집에 있자니 너무 아쉬워서 매일매일 밖으로 나간 건 아니고, 그냥 매일매일 나갈 일이 생겼다. 지하철에 타니 새삼스럽게 우리 나라가 단일민족국가라는걸 알겠더라. 겨울옷이 다 시커매서 더 잘 알아차렸나. 다들 새까만 머리에 구간이 적은 범위 안에 들어가는 신체사이즈에, 어느 정도 돌출된 구강구조와 비슷비슷한 피부색. 어쩌면 이렇게도 고만고만하게 생겼을까. 이렇게 차이가 작은 외모를 가진 사람들끼리 몰려살다보니 그 범위를 조금만 넘어가는 사람이 생겨도 이상하게 보고, 상대방의 그 조그만 차이를 그냥 받아들이기보다는 구분하고 뭐 이런건 아닐까 싶더라. 태어나면서부터 아, 사람은 몽땅 이렇게 다 천차만별이구나. 인종박람회같은 놀라운 다양성을 경험하며 자란 사람들과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실은 알 수 없고. 

 

이런 사람들 속에 빨간머리에 회색눈에 190cm키를 가진 사람을 한 사람 박아놓는다 생각하면. 혹은 분홍색피부에 타는 듯한 금발에 빨간눈의 사람이 있다면.

 

사람이 자기 신체의 생김새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일단 우리나라로 치자면 자유화(?)가 되는 순간 길이를 대폭 늘리겠지. 그동안 이상적인 키라고 생각해왔던 길이의 신체를 손에 넣을거야. 그 다음은 이목구비겠고. 큰 눈, 컬러가 다양한 눈동자, 오똑한 코, 작은 얼굴, 머리카락 컬러 등등. 그런데 그 다음엔??? 흐름이 생길거고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에는 대략 어떤 폭이 생기겠지. 남들과는 다른 개성을 주장하기 위해, 혹은 무언가를 과시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결국은 빈부차로 고급형과 보급형/한정판과 중고시장이 생기겠네. 거기에 반발해 나는 쭉 이걸로 가겠다는 사람들도 생길거고. 이건 뭐.. 휴대폰이네?  그러고 보면 신체는 빼도박도 못하게 타고나는 거라 다행인거 같기도 하고. 뭐가 어쨌든 애정을 붙이고 살게 된다.

 

 

 

130120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고 오니 너무 좋아서 엄마 아빠에게도 보여드리려 했는데 두 분 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보겠다 하셨다. 안타깝다. 파이 인생의 진실보다는 그 3D의 경이로움을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젊은 나도 그게 놀랍고 신기한데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좋겠나 싶어서. 내가 영화를 볼 때 내 옆에 앉은 노부부가 좋아보여서 그랬던 것도 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계속 면박을 주고 가는 귀가 안좋은 듯한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같은 말을 세 번이나 하긴 했지만 그것도 괜찮은 것 같다. 아 됐어! 이 양반 또 못알아듣네- 이러는 게 아니라 같은 말을 질리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들을때까지 세 번이나 하다니.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 지치지 않는 의사소통에의 의지가 느껴지잖아. 영화 다 끝나고 할아버지가 "재밌었어?" 라고 묻는 게 또 참 좋더라. 할머니가 어머나. 새가 아주 눈앞에 있는 거 같네. 하실 때도 좋더라. 우리 부모님도 영화를 같이 보러간다면 뭐. 사이가 좋기만 하겠나. 오랜 세월 살아온 부부인데. 그래도 그들만의 의사소통 방식이 있는거니까 그건 또 그것대로 좋지 않은가 싶다. 내 눈에야 못마땅하지만.

 

 

 

130121

제목에 날짜를 쓰다가 일주일 전 날짜를 쓰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맙소사. 이제 정말 직장으로 복귀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뭐한다고 이렇게 시간이 갔나 싶지만 달력에 쓰여있는 작은 메모들을 보니 뭐... 다 빼도박도 못하게 내가 살아낸 시간들이구만. 아쉬워할 것이 없구나. 오후에는 직장에 잠깐 들렀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갔는데 일주일에 5번씩 몇개월을 들락거렸더니 고새 익숙해졌는지 그 인근은 그냥 우리집 가는 것처럼 익숙하다.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올라가는 길에 떡볶이를 1인분 사고, 붕어빵황금잉어빵도 2천원 어치 사서 모 부서에 들러 드리고 올라갔다. 새로운 부서가 생기기 때문에 공사중인 직장은 적당히 어수선했다. 내가 쓰는 사무실엔 히터가 나오지 않았다. 무슨 라인이 달라서 그렇다는데 이것도 나올때야 마주친, 당직이신 선배에게 들어서 알게 되었다. 불도 반만 켜고, 히터도 없이 무릎담요를 덮고 코트를 걸치고 타닥타닥 데이터 입력을 하고 있자니 뭔가 나쁜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진짜 나쁜짓이어서 안해도 되면 좋을텐데. ㅋ 하루 단위에서도 시간은 정말 잘도 가더라. 더 있어봤자 한 두 시간 더 있는다고 끝내질 일이 아니라 결국 남은 일은 싸짊어지고 왔다.

 

내가 차를 산다면 그 이유는 딱 하나다. 다른 사람들하고 부딪치는 데서 오는 불쾌감. 물론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데 편하기도 하겠지만 그게 대중교통이 주는 다른 좋은 점들과는 다이다이가 안된다. 그러니 내가 만약 못참고 차를 사게 된다면 슬픈 일이지만 도저히 다른 사람과는 불쾌해서 공간을 나눠쓰지 못하겠다는 철저히 이기적인 이유 밖에는 없다. 겨울철의 비오는 날 사람 많은 대중교통은 이 불쾌감이 무한대로 증폭되는데 우산 꼬나잡은 분을 피해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정류장에서 뒤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쳐다도 안보고 뒤를 향해 우산을 털어대는 분이 있지 않나. 우르르 탄 사람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며칠 밤낮으로 묵은 듯한 냄새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눈은 감으면 되고 귀는 이어폰을 끼면 되지만 코는 정말 어쩔 수가 없다. 왜 이럴까? 왜 자기 몸 하나 씻고 옷 깨끗이 입고 남에게 부딪치거나 뭘 묻히거나 하지 않는, 당연해 보이는 이런 걸 모두 다 같이 하는 게 어려운걸까. 매너를 안 배워서 그런걸까? 그럼 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사람들은 어디서 이런 걸 배우고 고칠 수 있는걸까? TV보고 아나? 아니면 주변사람들에게 충격적일 정도의 지적을 들은 후에야? 언제쯤 전체적으로 이보다 더 좋아질 수 있는걸까.

 

조금전까지 일대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없이 친절하다가 불특정다수에게 놀랄만큼의 속도로 너그러움이 증발하는 거 보면 도시가 참. 사람많고 복잡한 도시가 원흉이다 싶기도 하다. 어느 정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아름다운 거리가 유지되어야지. 닭장도 아니고. 아, 그래도 우리, 안그래도 복잡한 이 도시를 닭장으로 만들지 맙시다. 서로 좀 지키고 보듬으며 살자구요. 우리도 닭은 아니잖아요.

 

 

 

130122

먹을거 사먹으러 가는데는 어쩌면 이렇게 부지런할까. 난 정말 이 열정을 어느 한 분야에 쏟았다면 대단한 인재가 되었을것임에 틀림없다. 무지 맛있다는 김밥집이 지척에 있다는 걸 모르고 산 것을 한탄하며 굳이 그 김밥을 사러 가겠다고 -_- 굳이 굳이 나가는 김에 병원에도 들렀다. 저번에 성대가 좀 늘어났다고 했는데 다행히 성대는 원위치했단다. 근데 목소리는 왜 약간 변한거 같지. 이거 내 장사밑천이라 상하면 안되는데. 어허허- 김밥은 그냥 그랬다. 김밥은 솔직히 아무렇게나 싸도 맛있는거라 두툼하게 말아 두툼하게 썬 계란과 짜지 않은 단무지, 그 외에는 어떤 재료를 넣어도 다 맛있다. 근데 사먹는 김밥은 밥이 안좋은 거 같아 잘 안사먹으려고 한다. 여기 김밥을 평하려니 인터넷검색에 한 단어만 치면 걸리는 집이라 평도 못하겠구나. 하여간, 맛은 그냥 그랬다. 두 번은 안 갈듯. 다만 이 김밥집 근처에 엄청 유명한 빵집이 있는데 아.. 정말 사랑한다 이 집. 올리브 빵도 너무 맛있고, 그리시니도 맛있다. 그리시니를 하나 사서 한 개씩 빼 오독오독 먹으면서 집에 왔다. 이렇게 행복할 수가. 내가 헨젤과 그레텔이 아니라 다행이야. 나는 아마 빵 다 먹었을 걸. ㅠㅠ

 

 

 

130123

내 사수(?)가 다른 곳으로 간단다. 원래는 그렇게 안 되는 거였는데 뭐가 어떻게 바뀌었다. 그 개인에겐 잘 된 일이라 축하해 줄 일이지만 나에겐 흔치 않은, 마음 붙일 만한 사람이었는데 아쉽다. 이 동네가 만남과 헤어짐이 잦은 곳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1년은 좀 짧다. 배운 것도 꽤 있고, 앞으로 배울 건 더 많았을 텐데. 일하다가 툭 던졌다. "가지마요" 그렇게 말하는 건 당신밖에 없다고 고맙단 말이 돌아왔는데 그건 이 양반 말하는 스타일이 원래 그렇고. 뭘요- 모두가 아쉬워할거 같은데. 이 사람이 감으로써 내 마음도 내 마음이지만 2-3인분의 일이 공중에 뜨게 됐다. 올해는 힘든 1년이 되겠구나. 나는 0.8인분이고, 이 사람은 3인분이고. 어허허허-

 

이 방식 안 좋은 거 같아. 라고 그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사람한테는 지옥일수도 있잖아요. 적당한 때에 물갈이 되는게 좋은지도 몰라요.

 

진짜라니까요.

 

 

 

130124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내가 듣고 있는 노래들의 반도 가사를 모른다는 걸 알았다. 원래부터 알고 있던 노래들 말고 새로 알게 된 노래들은 그냥 듣고만 살았네. 어허허허- 나는 언제부터 노래를 부르지 않고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살았나. 이렇게 수동적으로 늙어갈 수는 없다. 열심히 따라부르고 흥얼거려야지.

 

 

 

130125

장수하신 두 할머니께 여쭈었더니(내가 물어본 거 아님. 신문기사내용) 장수비결이 인스턴트 음식 안 먹고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란다. 인스턴트 음식은 최대한 줄이겠다만 후자는 안 할란다. 그렇게 남의 일에 관심 끄고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아서 얻어지는 장수라면 걍 적당히 살고 적당히 아웃할란다. 난 걍 내 몫의 오지랖을 펼치면서 살란다. 요즘 내가 사는 이 세상이 남 일이라고 참견 안 하고 살면 되는 세상 맞나.

 

모씨가 언젠가 말하길, 사람이 사람을 가장 속속들이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연애라고 했다. 맞다. 적당한 거리에서 멋져보였던 상대방의 모공까지 보일 뿐만 아니라 내가 이런 인간이었나 하고 내 밑바닥까지 볼 수 있는게 연애다. 다만 연애 횟수만 많을 뿐 똑같은 연애 반복하는 사람들은 자기 밑바닥 외면하는 거겠지만.

 

그거 말고 상대방을 잘 알 수 있는 건 싸움이다. 싸워보면 안다. 어떤 생각하는 사람인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싸움이 끝난 후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게 된다.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내가 했던 말들이 반복해서 재생되고 내 표정, 내 몸짓 그 뒤에 숨어있는 진짜 나의 모습이 복기되며 드러나니까. 그리고 한참 후에야 나 말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알게 된다. 후퇴와 전진을 반복하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역사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결국 사람은 다른 사람과 부딪쳐야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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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라고 별 거 있나, 나 역시 콜렉터

밖에 나가고 싶지만

오늘은 영하 13도

내일은 영하 15도 --_--

여기가 북유럽이냐.

 

걍 집에서 책이나 읽고, 음악이나 듣고, 인터넷이나 할란다.

 

이우일의 『콜렉터』를 읽으면서.

으응? 난 콜렉터 기질이 없는데. 왜 몇 가지가 겹치지?

으응? 내 얘기 아닌데 왜 이거 남 얘기 같지가 않지? 하다가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웬걸. 나 역시 콜렉터였네. 어허허허허-

 

다만 나는 다품종 소량 수집의 콜렉터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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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는 나부터

대통령당선자가 경제민주화 하겠다 했다. 대환영이다.

세계경제가 불황을 넘어서 침체인 이 때 

과잉생산, 과잉소비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자본주의의 악순환을 끊고

우리나라가 경제민주화 한다니.

이렇게 핫하고 신상인 개념을 도입한다니.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동시가능한 개념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나,

진짜 제대로 잘하는지 지켜보는 건 표를 던진, 던지지 않은 모든 사람의 몫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나대로 경제민주화를 하려 한다.

이건 작년에도 몇 가지는 실천해봤는데 올해는 조금 더 폭을 넓혀도 될 것 같다.

 

 

첫째, 먹을 만큼만 사서 남기지 않기.

이건 부모님에게 냉장고를 사드리면서 생색+약속을 받은 내용이기도 한데

냉장고는 잠시 음식을 저장하는 곳이지 쟁여두는 곳이 아니다.

나는 특히나 소규모의 가정으로 생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건 지금부터 습관을 빡세게 들여야 한다.

신선한 음식을 한 끼나 두 끼 분량으로 계산해서 구입하고 남기지 않기.

그래서 올해는 안타깝지만. 정말 적성에 안 맞지만. 요리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아... 먹는 것만 잘하고 싶은데... 슬프다. ㅠ_ㅠ

 

 

둘째, 쓰지 않는 물건들은 중고시장으로 순환시키기

특히 책이 그렇다.

누누히 얘기하지만 지식도 유통기한이 있다.

가지고 있는 책은 자주 손이 가는 책 10권 정도만 남기고 모두 처분할 생각이다.

 

여태 책장 세 개 분량을 헌 책방에 팔아넘기고,

작년 한 해에만 알라딘에 47권을 팔았는데도 아직도 갖고 있는 책이 많다.

대체 얼마나 사들인거냐... 에효.

그 책이 다 내 머릿속에 있냐면 그건 확실히 아니니 문제다.

 

이건 내 개인적 차원이고,

나한테는 의미없어진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는 보다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면 된다.

쓸모가 아직 충분히 있으나 나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들을 순환시킬 것이다.

 

대신 도서관을 더 자주 이용할 생각이다.

도서관은 더 확대되어야 한다.

작년에 대출하러 갔을 때 일하시는 분 말씀이 좋은 도서 신청 많이 하시라고 했다.

좋은 책 많이 신청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그 기회를 제대로 안 쓰다 보니

쓸데없는 책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도서관에 좋은 책들이 많이 들어오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고,

누구나 접근가능하고 이용할 수 있는 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을 것이고 출판시장도 양질의 도서를 만들어낼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좋은 책을 구입신청하고, 열심히 읽고, 널리 퍼뜨려야 한다.

 

 

셋째, 프랜차이즈 말고 동네 가게 이용하기

지난 달에 상도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길 하나 마주보고 프랜차이즈 빵집이 두 개 있더라.

전국 빵맛을 통일시켜버린 그 브랜드는 최소한의 상권보호를 위한 거리개념도 없다.

그 외에도 동네까지 침투해버린 까페, 떡볶이 등등 대기업제품들은 그만 이용하련다.

 

물론 가능하면 좋은 가게를 이용할 생각이다.

동네 가게라고 무작정 이용하는 건 노노. 동정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이라면 좋은 재료를 써서 그 날 그 날 생산하는 음식을 파는 가게를 이용할 것이다.

나는 워낙 돌아다니는 거, 찾아다니는 거 귀찮아하지 않으니까

이건 약간의 노력만 감수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가까운 곳에, 우리 지역에 있는 곳으로.

자기철학을 가지고 정직하게 운영하는 작은 가게들을 나부터 이용할 생각이다.

 

 

넷째, 독립 미디어들 후원하기

좋은 정보를 주는 독립 미디어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할 생각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 것으로 시작하련다.

 

 

이것말고 또 뭐가 있을까.

하여간 이제는 존재방식을 좀 더 생각해보고 지속가능한 소비, 윤리적인 소비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순간순간 하는 선택에 조금 더 책임을 가지고 사는게 올해의 디테일한 목표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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