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03.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


시노다라는 사람이 25살부터 27년간? 28년간? 자신이 먹은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걸 25주년 되는 50살 되던 해에 방송국에 보냈고, 책으로도 나오고 뭐 그렇게 된 이야기인데. (저자는 62년생이다. 올해 58세) 사실 내용은 재미없다. 말 그대로 본인의 일지라서 식당에 대한 간단한 감상, 메뉴의 구성, 가격, 본인의 애호도 이런 것으로 짤막한 내용을 꾸준히 적어나간 것이다. 일단 한국인으로서 전혀 알 수 없는 일본의 특정 동네에 많이 분포한 식당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같은 식당이 여러 번 나오기도 하고, 저자의 기호가 확실해서 중복되는 메뉴가 많기도 하다. 그러니 글은 읽다 보면 집중력이 탈출하는 느낌이 든다. 


자신의 집 앞에 매일 물 한 바가지를 붓는 행동(청소)만 10년을 해도 틀림없이 뭔가 변한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무언가 결과를 보려면 10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이 사람은 이걸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굳이 그만둘 이유를 못찾기도 했고, 늘 하던 걸 그만두는데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얼마나 명쾌한가. 


책 앞날개에 있는 저자의 간단한 약력에서는 미술관계전공이라거나 미술관계의 일을 했다는 이야기가 없는데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 그림도 매우 잘 그렸다. 이 모든 것을 사진으로 찍어 와서 다시 그린 것이 아니라 오로지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머리로 기억한것만으로 집에 와서 복기하듯이 수성펜을 이용해 단숨에 그린거라니 더욱 놀라운데 여러 접시를 먹어도 그릇의 모양까지 다 기억한다. (본인 말로는 30개까진 기억할 수 있다 한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오. 튀김은 이렇게 그리는구나. 수성펜으로 그리고 마카로 칠한건가? 오 색깔은 이렇게 쓰니 진짜 그걸로 보이네. 등 내용보다는 그림이 포인트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자신의 의미있는 경험을 그림으로 슥슥 그려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 부럽다. 사진과는 다른, 내 손으로 새겨넣은 그림의 맛이라는 것이 분명히 있다. 





,

2019-002.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왜 이게 베스트셀러인가. 이해할 수 없다. 장르소설 발달한 일본에서 굳이? 이런 설정은 꽤 많지 않은가. <죽여 마땅한 사람들>도 이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고, 히가시노 게이고 책 중에도 두어 권은 그럴 듯. 읽는 도중에 예상 가능했고, 절반 이상은 맞았다. 


누군가 한 표현 중에 좋은 게 있다. "게으른 서사"













,

2019-001.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새해 첫 독서는 이 책. 연말에 읽었던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에 두번째인가 세번째로 그런 보스몹이 나온다. 모든 책을 다 잘게 잘라 한 문장으로 요약하려는. 나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 몹과는 다른 이유인데 책을 읽고 나면 그 중 반은 나중에 이게 무슨 내용이었더라 싶어서 ㅋㅋㅋ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 책이 그런데 이 책이 그 책같아 두 번 읽은 책도 몇 권 있다. 한 책을 여러 번 읽으려면 재밌어서 여러 번 읽어야지 까먹어서 또 읽는게 말이 되나 싶어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독서록 같은 걸 쓸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에서 주인공은 어떻게 하냐면. 몹이 듣고 있던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의 테이프 레코더를 PLAY+FF 를 눌러 배속재생해버린다. 당신이 하고 있는 건 이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한 줄 요약이 될 수도 있고, 장문이 될 수도 있고, 기분 내키는 대로 어쨌든 내 독서의 흔적을 블로그에 묻히려고 한다. 기억을 위한 기록이건, 그냥 어찌할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의 분출이건 아무려면 어때. 뭐라도 되겠지.


이 책은 그냥 가볍게 한 번 읽어볼 만 한데, 사실 이 나이-삼십대 후반-이 이렇게 훈수둘 만한 나이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저자들이 이룬 성취가 이렇게까지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할만한 것인지 싶으나(무언가 작은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그걸 자랑하지 못해 안달난 경우를 많이 보아서), 딱히 틀린 말도 아니고 새겨들을만한 이야기도 많고 하니 시간이 남아돈다면 끄덕끄덕 하면서 되새김질해서 인생에서 손해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해능력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가 생각보다 안된다는 건데, 이건 정말 매우매우 공감한다. 특히 윗세대들이 그러한데, 이 텍스트를 읽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문해능력'은 정말 말 그대로 활자화되어있는 책이나 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기화하고 나와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는 타인과 대화하는 것에서 드러나는 것까지를 말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것이기도 하고. 얼척없는 보고라인 몇 번 거치고 피드백 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지능을 의심해 본 사람들은 다 공감하겠지.


남을 까자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고, 나는 저 네 가지 중에서 경청하는 것이 부족하다. 그리고 그것은 훈련이고 습관이라는 것에 또 한 번 공감한다. 


두 번째는 시간이 없어서 책을 안 읽는 게 아니라는 거다. 저자는 스마트폰만 꺼도 독서량이 늘거라고 하는데, 아마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겠지. 내 경우엔 쭉 독서 리스트를 11년 기록하고 보니 일신상의 변화와 독서량이 매우 연관되어 있는데, 시간보다는 심적 여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게 한 눈에 보이더라.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굳이 후회하거나 시간과 에너지를 더 쪼개서 독서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는 식으로 반성할 생각은 1도 없다. 나는 매 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살았다. ㅋ 다만 이제 꽤 여유가 생겼으니 올해는 독서량을 확 늘려볼까 한다. 




P.S. 책을 읽으며 묘한 기시감이 들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국경없는 괴짜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어서였다. 자신들의 업적을 과하게 자랑하는데 읽는 독자로서는 도대체 그 업적과 성취가 와닿지 않는 면에서 그렇다. 물론 그 책보다는 이 책이 훨씬 쓸 만한 말이 많다.





,

2018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8/01/05 - [Ex Libris] - 2017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7/01/23 - [Ex Libris] - 2016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6/02/14 - [Ex Libris] - 2015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5/01/01 - [Ex Libris] - 2014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4/01/01 - [Ex Libris] - 2013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2/12/31 - [Ex Libris] - 2012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2/01/26 - [Ex Libris] - 2011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0/12/31 - [Ex Libris] - 2010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09/12/31 - [Ex Libris] - 2009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09/01/22 - [Ex Libris] - 2008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역사/문화]

01.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인종.명종실록

02.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0 선조실록

03.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광해군일기

04.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 인조실록

05.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3 효종.현종실록

06.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4 숙종실록

07. 35년 1/박시백

08. 35년 2/박시백

09.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유럽편/원종우

 

[인문]

10. 전을 범하다/이정원

11. 라틴어수업/한동일

12. 열두 발자국/정재승

13. 어디서 살 것인가/유현준



[사회/정치]

14. 세대게임/전상진 



[과학]

15. 에덴의 용/칼 세이건

16. 야밤의 공대생 만화/맹기완



[수학]

17. 수학이 필요한 순간/김민형



[소설]

18. 휴먼 스테인 1/필립 로스

19. 휴먼 스테인 2/필립 로스

20. 편의점 인간/무라타 사야카

21. 아르테미스/앤디 위어

22. 고래/천명관

23. 7년의 밤/정유정

24. 연애의 행방/히가시노 게이고

25. 그해, 여름손님/안드레 애치먼

26. 눈보라 체이스/히가시노 게이고

27. 바깥은 여름/김애란

28.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쓰무라 기쿠코

29. 라플라스의 마녀/히가시노 게이고

30. 종의 기원/정유정

31. 한여름의 방정식/히가시노 게이고

32. 플래티나 데이터/히가시노 게이고

33. 죽여 마땅한 사람들/피터 스완슨

34. 그대 눈동자에 건배/히가시노 게이고

35. 회색인간/김동식

36. 천공의 벌/히가시노 게이고

37. 살인의 문 1/히가시노 게이고

38. 살인의 문 2/히가시노 게이고

39. 구르미 그린 달빛 1/윤이수

40. 구르미 그린 달빛 2/윤이수

41. 구르미 그린 달빛 3/윤이수

42. 구르미 그린 달빛 4/윤이수

43. 구르미 그린 달빛 5/윤이수

44.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요네자와 호노부

45. 노후자금이 없습니다/가카야 미우

46.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쓰카와 소스케

47.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줄리언 반스

48. IT (상)/스티븐 킹

49. IT (중)/스티븐 킹

50. IT (하)/스티븐 킹



[에세이]

51.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윤성근

52. 읽다/김영하

53. 보다/김영하

54. 말하다/김영하

55.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김보통

56.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

57. 밤은 책이다/이동진

58. 뉴욕규림일기/김규림

59.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하완

60.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61.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가와카미 미에코+무라카미 하루키

62. 저 독신 아니에요. 지금은 강아지랑 살고 있어요/도도 시즈코



[건강]

63.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미레요 길리아노



[인테리어]

64. ROOM/곽소영

65.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오쿠나카 나오미



[취미]

66. 나도 손글씨 잘쓰면 정말 좋겠다/공병각



[자기계발]

67. (예의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받아서 쓴) 생활 예절/김불꽃

68. 약자들의 전쟁법/박정훈



[만화]

69. 콩고양이 1/네코마키

70. 콩고양이 2/네코마키

71. 콩고양이 3/네코마키

72. 혼자 살아보니 괜찮아/다카기 나오코



[여행]

73. 소곤소곤 프라하/최아름

74. ENJOY 크로아티아/맹지나

75.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정태남

76. 이것이 동유럽이다/오동석

77. 처음 크로아티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윤우석

78. 퇴사하고 여행갑니다/김대근+김태현

79. 교토 일상산책/김정훈

80. 도쿄는 꿈맛/허안나




ㅋ 책 제목만 쭉 읽어보니 엉망진창이구만 ㅋㅋㅋ 딱 인생에 불만 많은 사람인데? 

2018년의 독서는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한 권이면 됐다. 압도적 1위. 그 외에 소소한 재미가 있었던 책을 세 권만 뽑자면, 『야밤의 공대생 만화』가 1위와 3위 사이의 간격이 넓은 2위.『열 두 발자국』『어디서 살 것인가』가 공동 3위 되겠다.


와. 이 책 뭐냐. (좋지 않은 의미로)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뉴욕 규림 일기 이 두 권은 독립출판에서 너무 잘 팔려서 메이저까지 진출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냥 나의 취향이 마이너리티려니- 하고 생각하련다. 이 마이너리티를 기꺼이, 즐겁게 받아들이겠다.


기대했던 내용이 전혀 아닌, 뒷통수 맞은 책은『약자들의 전쟁법』과『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인데 약자들의 전쟁법은 진짜로 약자들의 "전쟁법"인줄 알고 보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약자들이 어떻게 싸워왔는지, 그러니까 진짜 "전쟁" 얘기. 그런데 조선일보에서 한 자리 했던 사람이 쓴 그냥 자기계발서였다. 88만원세대들아. 늬들 전략이 잘못돼서 그래. 약자들 중에서도 성공한 사람이 있다니까! 하면서 스티브잡스 얘기하고, 무슨 초대 총장, 기업가 얘기하고 그런다. 답다 다워.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는 라이프스타일과 철학 얘기인줄 알았더니. 시중에 나온 흔한 다이어트 서적만도 못한. 한식예찬하는 것과 비슷한 프랑스 식단을 먹으면 살찌지 않습니다 수준의 책이다. 


그 외에도 낚인 책들이 많지만, 그래도 올해 독서는 대체로 즐거웠다. 내가 절대 고르지 않을 책들을 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것도 있으며, 말 그대로 우연히 만났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책들도 있었고. 책은 사람이랑 비슷한 것 같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렇다. 자세히 풀어서 이야기하면 허접한 비유밖에 되지 않을듯 하니 접는다. 2019년의 독서도 역시나 즐겁기를!


HAPPY NEW YEAR.





,

아....................

마션(The Martian)을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책의 감상을 깨기 싫어 영화를 한참 후에 봤을 정도로-같은 작가의 이 책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읽기 시작했는데, 조금 더 있으면 재밌어지겠지. 사건이 더 진행되면 재미있겠지. 주인공의 천재성이 드러나면 재밌어지겠지.... 라고 참으며 읽었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눈꺼풀이 내려오는걸 몇 번이나 들어올려야했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이 생각났다. 읽고 오! 이런 재밌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세 개-「제너럴 루주의 귀환」,「마리아 불임클리닉의 부활」,「나이팅게일의 침묵」은 재미없었다. 

 

의사가 쓴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라는 신선함의 집약이 첫 책이라서 재밌고 신선했던 바티스타 이후의 책들은 재탕으로 느껴지는건지, 아니면 작가가 의사이기 때문에 설정에 집착한 나머지 캐릭터의 구축이나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내가 잘 질리는 타입이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르긴, 당연히 내가 잘 질리는 성격이라는 걸 제외하고 위에 서술한 모든 이유들 때문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이거 기발하지? 천재적이지? 라고 자신의 설정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동안 독자들은 아니 적어도 나는. 뭐야,이 재미없는 농담은...뭐야 이 재미없는 전개와 매력없는 캐릭터는... 하면서 주인공이 달의 중력을 강조하는 그 순간순간마다 이 책과 나 사이에 작용하는 힘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중이었다. 

 

.........게다가 이 책 엄청 두꺼웠단 말이다. 

 

 

 

 

 

 

 

 

,

뭐야 이게

 

1/4 정도를 읽다가 도저히 못참고 덮었다. 더 빨리 덮을걸.

 

취향도 분명하고, 이런 거 피해갈 정도의 안목은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꾸준하게 상위권 랭크인걸 보고 사진 찍어놨다가 낚인것 같은데. 그도 아니면 표지에 낚였나?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라니. "말과 글"에 관한 책인줄 알았나? A씨가 쓴 프레지던트의 글쓰기 라든가, B씨의 글쓰기특강이라든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것조차 죄송스러워 삐-처리한다)  스스로에게도 부끄럽고 미안하다. 왜 이런 걸 들고왔니. 아니다 싶으면 더 빨리 덮었어야지 왜 1/4이나 읽었니.

 

내 피같은 시간을 이 책장들 사이에 갈아넣은 게 아까워 굳이 적는다.

 

 

 

 

 

 

,

2017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7/01/23 - [Ex Libris] - 2016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5/07/12 - [Ex Libris] - 2015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5/01/01 - [Ex Libris] - 2014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4/01/01 - [Ex Libris] - 2013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2/12/31 - [Ex Libris] - 2012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2/01/26 - [Ex Libris] - 2011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10/12/31 - [Ex Libris] - 2010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09/12/31 - [Ex Libris] - 2009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2009/01/22 - [Ex Libris] - 2008년, 나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었나.

 

  

[역사/문화]

01. 일본의 맛, 규슈를 먹다/박상현

02. 필적은 말한다/구본진

03.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 개국

04.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 태조.정종실록

05.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태종실록

06.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4 세종.문종실록

07.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단종.세조실록

08.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6 예종.성종실록

09.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7 연산군일기

10.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8 중종실록

 

[여행]

11.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정태현

 

[건강]

12. 공포 다이어트/피톨로지

 

[우화]

13. 지금은 없는 이야기/최규석

 

[에세이]

14. 시드니!/무라카미 하루키

15.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16. 후와후와/무라카미 하루키

17.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무라카미 하루키

18. 무취미의 권유/무라카미 류

 

[소설]

19. 시대의 소음/줄리안 반스

20.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미야베 미유키

21. 오사카 소년 탐정단/히가시노 게이고

22. 김 박사는 누구인가?/이기호

23. 라면의 황제/김희선

24. 누군가/미야베 미유키

25. 빛의 제국/김영하

26. 마션/앤디 위어

27. 사월의 미, 칠월의 솔/김연수

28. 물의 잠 재의 꿈/기리노 나쓰오

29. 야경/요네자와 호노부

30. 뭐라도 되겠지/김중혁

31. 악의 교전 1/기시 유스케

32. 악의 교전 2/기시 유스케

33. 음의 방정식/미야베 미유키

34. 유리 망치/기시 유스케

35. 비둘기 피리꽃/미야베 미유키

36. 매스커레이드 호텔/히가시노 게이고

37. 공허한 십자가/히가시노 게이고

38. 왕좌의 게임 1/조지 R.R.마틴

39. 파운데이션/아이작 아시모프

40. 괴수전/미야베 미유키

41. 가면산장 살인사건/히가시노 게이고

42. 위험한 비너스/히가시노 게이고

43. 학생가의 살인/히가시노 게이고

44. 기사단장 죽이기 1/ 무라카미 하루키

45. 살인자의 기억법/김영하

46. 몽환화/히가시노 게이고

47. 기사단장 죽이기 2/무라카미 하루키

 

[사회]

48. 절망한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후루이치 노리토시

49.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오찬호

50. 판사유감/문유석

51. 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

52.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우에노 지즈코, 미나시타 기류

 

[인테리어]

53. 물건은 좋아하지만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혼다 사오리

54.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마법/곤도 마리에

55.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박미현

56. 신혼살림법/최정인

57.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선혜림

 

 

이 독서연말결산도 어느새 10년째가 됐다.

이것으로 한 번 매듭을 묶고, 올해부터는 좀 다른 독서를 시도해봐야겠다.

 

 

 

 

 

,

누군가-미야베 미유키

읽은 책인데 또 읽었다. 1/10쯤 읽었을 때 아.. 이거 읽은거다 하고 깨달았고, 그런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에이 어차피 모르는데 또 읽자.. 하고 읽었고 1/3쯤 되니 슬슬 기억이 나기 시작했는데 사건의 중요한 부분에서는 처음 읽을때 했던 것과 똑같은 생각(사건의 진상에 대한 착각)을 했고, 거의 끝부분에 다 가서야 아. 맞다. 이거였지. 하고 기억났다.

 

며칠 전에 읽었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거였다. 일명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 1권이다. 이때만 해도 사부로도, 사부로의 장인도 캐릭터가 그렇게 뚜렷한 느낌은 아니었던 대신에 사부로의 부인인 나호코의 이미지는 뭔가 뚜렷했다. 아름답고 우아하고 착한 사람인것 같지만 무언가가 날카로운 불안함이 공존하는 기분.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에는 어디 하나 마음 둘 데가 없다. 사부로도, 장인도, 나호코도, 그리고 자매도, 언니의 남자친구도, 결정적인 범인도. 누구 하나 괜찮은 캐릭터가 없다. 그럼에도 사부로는 나와 달리 그 모든 사람들을 관조하듯이 바라보고 마치 관용과도 같은 태도를 취한다. 장인도 산전수전 다 겪어서인지 그렇게 놀라지 않는다. 두 사람 다 내가 그걸 옳다고 생각하는 건 아냐. 좋아한다는 것도 아냐. 하지만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마치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은 거리감을 두고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읽으면서도 분명 이랬을텐데 두 번째 읽고도 입맛에 씁씁하고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부로의 엄마가 한 두 마디 말이 관통한다. 독설이라고 하지만 핵심인 것이다.

1. "사내와 계집은 말이야. 붙어 있다 보면 품성까지 닮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사귀는 상대를 잘 골라야만 해."

2. "인간이란 누구나 상대가 제일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하는 주둥이를 갖고 있지. 아무리 바보라도 듣기 싫은 소리는 아주 정확하게 한다니까."

 

그리고 그 독설 아래 자란 사부로는 강하고 유연한 사람이 되었다.

 

 

 

 

 

*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 2권은 <이름없는 독>이란다. 그것도 읽은 것 같다. 이건 꽤 인상깊게 읽은 책이라 조금만 훑어보면 기억이 날 듯도.

 

 

**

찾아보니 <이름없는 독>은 2008년에 읽었군. 그쯤 되면 기억 안 날 만도 하다.

 

 

 

 

,
|  1  |  2  |  3  |  4  |  5  |  ···  |  15  |